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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디아즈-발라트의 가족은 고인이 오랜 암 투병 끝에 이날 타계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은 침묵을 강요당하는 사람들, 억압받는 사람들을 옹호했다”며 “특히 쿠바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다”고 추모했다.





쿠바계 미국인으로 연방의회 하원에서 9선 의원을 지낸 링컨 디아즈-발라트(1954∼2025). 그는 남자텔레마케터 쿠바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의 조카로 널리 알려졌다. 게티이미지 제공



디아즈-발라트는 혁명 이전인 1954년 쿠바 아바나에서 라파엘 디아즈-발라드(1926∼2005)의 아들로 태어났다. 라파엘은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쿠바 하원의 다수당 원내대표와 내무부 부장관을 지낼 만큼 조권 저명한 정치인이었다. 1958년에는 상원의원에 당선되었으나 이듬해인 1959년 카스트로가 이끈 쿠바 혁명이 일어나며 취임은 하지 못했다. 동갑내기 카스트로와 사이가 나빴던 라파엘은 혁명 직후 가족을 데리고 스페인으로 출국했고 이후 미국 플로리다주(州)에 정착했다.

두 사람의 정치적 악연에도 불구하고 라파엘보다 두 살 직장인대출이자율 어린 여동생 미르타 디아즈-발라트(1928∼2024)가 카스트로의 첫번째 부인이란 점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모가 카스트로와 부부가 된 만큼 어린 디아즈-발라트에게 카스트로는 고모부인 셈이다. 1948년 카스트로와 결혼한 미르타는 이듬해 아들을 출산했으나 남편의 극심한 여성 편력을 이유로 1955년 이혼하고 스페인으로 떠났다. 카스트로는 그 뒤로 보험가입연령 도 여러 여성과 사귀고 자식들을 낳았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를 따라 일찌감치 스페인으로 간 디아즈-발라트는 그 뒤 미국으로 유학했고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가 되었다. 당시 쿠바계 미국인들은 대부분 이민자에 관대한 민주당을 지지했으나 디아즈-발라트는 주변의 만류에도 1985년 공화당에 입당했다. 1980년대 후 국민임대주택 반 플로리다 주의회 하원 및 상원의원을 거쳐 1992년 11월 공화당 소속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때부터 내리 9선을 기록하며 미 하원에서 플로리다 그리고 쿠바계 미국인을 대표하는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1993년 4월 미국 연방의회 하원에서 당시 공화당 소속 초선 의원이던 링컨 디아즈-발라트(왼쪽 두 번째)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삼촌 카스트로과 쿠바 독재 정권에 적대적이었던 디아즈-발라트는 주로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쿠바 민주화에 힘썼다. 미국과 쿠바의 교역을 금지하고 쿠바의 모든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법률안의 의회 통과에 기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쿠바 이외의 중남미 국가들에도 관심이 많아 미국 내 쿠바인은 물론 니카라과인, 엘살바도르인, 과테말라인들을 추방으로부터 보호하고 그들에게 이민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입법에도 애썼다.

18년간 하원의원 생활을 하고 56세이던 2011년 1월 정계에서 은퇴한 디아즈-발라트는 이후 제2의 고향이라 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법률 사무소를 운영했다. 그의 동생 마리오 디아즈-발라트(63)도 플로리다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이다. 마리오는 형의 별세를 애도하며 “미국에 대한 고인의 깊은 사랑, 무엇보다 ‘자유 쿠바’를 위한 헌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논설위원